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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흰 실 자수의 세계⟫ 오츠카 아야코(Ayako Otsuka)

by Maria1225 2025. 3. 21.

슈발름 스티치를 사용한 작품과 책

 

Read and make의 첫 시작 글은 ⟪아름다운 흰 실 자수의 세계⟫로 정했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자수의 종류이기도 하고 고상하고 섬세한 아름다움이 한껏 느껴지는 흰 실 자수의 매력이 오래도록 탐구하고 싶은 욕구를 만들어 주기에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수작업이 드물어지는 시대에 다른 누군가, 나 자신을 위해서 시간과 공을 들이는 것은 참 멋진 일이라는 작가의 생각에 저 역시도 동의합니다.

책을 읽고 배우고 직접 만들어 가는 과정을 즐기며 작품 하나하나가 완성되어 가는 모습을 보는 재미를 경험해 보시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이 책을 소개하게 되었습니다.

첫 번째, 오츠카 아야코 작가를 소개합니다.

우아하고 기품 있는 유럽풍 흰 실 자수의 다양한 기법을 소개하고 작품을 만든 작가 오츠카 아야코(Ayako Otsuka)는 자수 작가이자 '엠브로이더리 스튜디오 에크루'의 대표로 자수 교실도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작가의 어린 시절에 일본 자수 작가인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 자수를 즐기다 외국계 항공 회사의 승무원으로 근무 중에 자수를 공부하여 강사 자격증을 취득했습니다. 

 

작가가 처음 흰 실 자수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약 30년 전에 우연히 독일어 책을 접하게 되었고 그 책에는 독일 슈발름 지방에서 전해지는 아름답고 우아한 기법을 이용한 자수 작품이 실려 있었습니다.

그 매력에 마음을 빼앗기고 푹 빠져서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 되고 지금의 모습인 작가로 성장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제가 책을 읽고 만드는 재미를 여러분들께 알리고 싶은 마음과도 조금은 닮아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오츠카 아야코 작가는 정확한 기술을 바탕으로 전통적 기법에 현대적 요소를 더한 높은 품질의 작품을 만드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도쿄, 나고야, 오사카, 후쿠오카의 자수 교실에서 후배들을 양성하고 도서, TV, 광고, 잡지 등의 폭넓은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이 외의 저서로는 ⟪유럽 흰 실 자수 스티치⟫, ⟪나의 사랑스러운 입체 자수⟫ 등이 있습니다.

오츠카 아야코 작가의 다른 저서 또한 추후 포스팅하도록 하겠습니다. 

 

슈발름 스티치를 사용한 테디 베어

두 번째, ⟪아름다운 흰 실  자수의 세계⟫ 내용을 소개합니다.

1. 흰 실 자수의 역사와 기법(WHITE WORK EMBROIDERY)

자수는 염색이나 직조 기술이 갖추어지지 않은 시대부터 주로 교회나 귀족 및 왕후가 사용하는 물건에 수를 놓아 염색이나 직조를 대신하여 큰 역할을 했습니다.

각 지방의 독자적인 기법으로 셀 수 없을 만큼 다양한 기법이 존재하는데 중세 교회 자수 기법 중 오푸스 튜터니큼(Opus Teutonicum)이라 불리는 기법이 흰 실 자수(White work)입니다.

 

리넨 지역의 리넨 실을 이용한 드론워크(Drawn work)와 같이 레이스 기술을 더한 독일 지방의 자수 기법으로 제단용 옷감에 사용한 내력이 옛 교회 기록에 남아 있으며, 이후 16세기가 되면서 올을 빼내는 오픈 워크나 버튼홀 스티치를 둘러서 안쪽 원단을 잘라내는 컷워크가 등장합니다. 

컷워크는 16~17세기에 걸쳐 유럽에서 유행한 것으로 다양한 레이스의 원형이 된 중요한 기법이고 이 시기의 흰 실 자수는 교회 장식, 여성복, 가정 리넨류에서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이후 오픈 워크에서 원단 면적이 줄어들고 레이스 부분이 늘어나며 네모난 격자 테두리 안에 실을 건너질러 기하학 모양을 만들게 되는데 이것은 오늘날 흰 실 자수에도 상당한 영향을 주었고 '레티첼라'라고 부릅니다.

레이스 부류에 속하는 '니들 포인트 레이스' 유형과 함께 천에 자수 부분이 있는 유형도 조금씩 바뀌면서 여러 가지 디자인의 장식용 레이스로 발전했습니다.

 

리넨 생산지였던 유럽에서 양질의 리넨 천에 리넨 실로 놓은 흰 실 자수는 독자적인 방법으로 각지에서 발전하게 되었고 현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흰 실 자수가 탄생했습니다.

 

이 책에는 브로드리 잉글레즈(broderie anglaise-면이나 마에 놓는 영국식 흰 실 자수), 아주르, 드론워크 자수가 있고 18세기에서 20세기 사이 탄생한 히데보(흰 실의 여왕이라 불리고 있음), 슈발름(히데보의 영향을 받음) 등 다양한 기법을 소개하고 있으며 이외 노르웨이의 하덴거 자수(Hardanger embroidery), 스위스 아펜젤 지방의 아펜젤 자수도 함께 소개하고 있습니다.

 

2. 흰 실 자수 샘플러(SAMPLER1)

다양한 스티치가 균형 있게 배치된 기본적인 흰 실 자수를 모은 샘플러로 히데보, 슈발름, 마스크워크, 드론워크, 카운트워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작품 제작 시 견본으로도 쓰이지만 스티치 배치를 연구하며 자체로도 하나의 작품이 됩니다. 

 

이 외에도 히데보 스티치를 이용한 도일리, 히데보 기본 스티치와 버튼홀 스캘럽과 리크랙을 더한 접시 커버, 히데보 오픈 워크와 가장자리 감치기, 아일릿 워크가 있는 티코지, 아일릿 홀에 버튼홀 스캘럽, 리크랙으로 가장자리에만 수를 놓은 미니 도일리, 버튼홀 스티치와 스캘럽을 놓은 코스터가 있습니다. 

 

흰 실 자수 샘플러 파트에서 개인적으로 저는 도일리와 티코지를 보자마자 첫눈에 반했습니다.

재료 구입 방법을 인터넷으로 모색하며 도착할 때까지 설렜던 기억이 있었지만 막상 재료가 도착했을 때 가장 먼저 시도했던 작품은 코스터였습니다. 마음은 티코지를 향해 두근거리고 있었던 반면 실력은 코스터도 쉽지 않은 슬픈 현실을 경험하는 순간이 되기도 했습니다. 처음 시작하시는 분들은 난이도가 낮은 코스터부터 시작하여 하나하나 실력을 쌓아 가시기를 추천드립니다. 

 

3. 쿠션 모음(Cushion Collection)

슈발름 스티치를 사용한 품격 있고 사랑스러운 테디베어가 있는 슈발름 쿠션, 올 수를 세어서 놓은 카운트 워크의 스트레이트 스티치와 가장자리에 포사이드 스티치를 포인트로 준 카운트 워크 쿠션, 클래식한 아주르 스티치로 닭을 수놓고 위아래로 하덴거 풍의 장식을 더한 아주르 쿠션, 원통 모양의 드론워크 쿠션과 아일릿 홀이 가득한 아일릿 워크 쿠션, 겹치는 부분에 히데보 무늬를 배합한 히데보 쿠션이 있습니다. 

 

쿠션 모음 파트에서 제가 만든 작품은 첫 번재 이미지 속 바탕에 있는 슈발름 쿠션의 도안을 수놓은 것으로 슈발름 스티치를 좀 더 자세히 보고 싶은 마음에 바탕천의 색상이 화이트인 책의 내용과 다르게 표현하였고, 두 번째 첨부된 이미지 속의 작품 역시 테디베어가 있는 슈발름 쿠션의 도안을 바탕천의 색상만 다르게 표현해 보았습니다. 

책에서 정해진 내용대로 만들어도 보시고 익숙해지면 개인의 취향에 따라 바탕천의 색상과 도안의 사이즈 등을 조절하여 만드는 방법도 추천드립니다. 

 

4. 아주르 자수 샘플러(SAMPLER2)

아주르 자수는 조금 거친 원단을 사용하고 올을 옭아매어 묶는 방법으로 스티치는 슈발름과 매우 비슷합니다. 

올을 뺄 필요가 없어 작업이 간단하며 화려하진 않지만 심플하고 깊은 매력이 있는 기법입니다.

샘플러에 사용된 스티치는 휘감기 감침, 래더 스트레이트, 체커 필링, 스텝, , 그리스 크로스 필링, 포사이드, 리버스 파고트, 라운드 백 스티치가 있습니다.

 

이 외에도 새틴 스티치와 아우트라인 스티치가 히데보 오픈 워크와 조화를 이루는 아기 드레스, 아기 드레스에 사용된 패턴을 변형한 아기 세트(턱받이, 보닛, 아기 신발), 가벼운 파우치로도 사용 가능한 향낭, 원형 바닥의 볼록한 파우치, 히데보 마스크워크를 사용한 사각형의 화려한 링 필로, 올을 잡아당겨서 무늬를 만드는 아주르 러너, 포사이드 스티치만으로 간단하게 완성한 냅킨 링, 작지만 화려한 히데보의 매력이 가득 담긴 바늘꽂이, 쿠션 무늬를 변형하고 조합한 툴 케이스, 초보자도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바늘꽂이와 바늘집이 있습니다.

 

아주르 자수 샘플러 파트에서 제가 만들어 본 작품은 아주르 러너였습니다. 마침 러너가 필요하기도 해서 거침없이 도전해 보았지만, 올을 옭아매어 묶는 힘 조절의 기술이 턱없이 부족하여 바탕천의 가장자리가 오그라들고 가운데가 봉긋하게 솟아오르는 실패를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아주르 자수로 작품을 만들때에는 원단의 짜임이 촘촘하지 않고 올과 올 사이에 약간의 공간이 있는 천을 추천드리며 올을 옭아맬 때엔 적당한 힘 조절을 유지하시길 바랍니다.

 

5. 흰 실 자수 기초(WHITE WORK LESSON)

이 파트에서는 흰 실 자수에서 주로 사용되는 슈발름, 히데보, 드론워크, 아일릿 워크, 카운트 워크, 마스크워크, 아주르 자수 등의 기초를 다루고 있습니다. 

흰 실 자수를 처음 접하는 분들도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준비물의 종류와 구비 시 유의사항이 담긴 상세 설명과 사진이 첨부되어 있어 준비물 구매 시 많은 도움이 되었고 이때 자수 원단의 구입 시 기법마다 필요한 원단의 종류가 달라서 가로세로 1cm 안의 올 수를 확인하여 구입해야 하는 주의가 필요합니다. 

이 외에도 각 기법마다 상황에 따라 수를 놓는 방법들이 사진과 함께 상세하게 설명되어 있어 흰 실 자수를 처음 접하는 저 또한 쉽게 시작할 수 있었고 수를 놓는 진행 중에도 제대로 놓아지고 있는지 여러 번 확인하며 작품을 완성해 갈 수 있었습니다. 

 

6. 도안 & 만드는 법(HOW TO MAKE)

이 파트에서는 실제 크기의 도안과 80%로 축소한 크기의 도안이 있습니다. 축소한 도안은 125%로 확대하여 사용할 수 있는데 아직 축소 도안의 작품을 만들어보진 않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도안이 첨부된 도서의 구입 시 작업에 편리하게 책에서 도안 파트를 분리하여 파일에 넣어 보관하고 복사하는 방법을 추천드립니다. 

원본을 놓고 사용할 경우 손상이 우려되어 오래전부터 이 방법을 고수해 왔는데 작업 시에도 책을 펼쳐놓고 참고하는 것보다 작품에 필요한 복사된 종이를 몇 장 두고 보는 것이 간편하며 여러 가지로 편리합니다. 

세 번째, 개인적인 생각, 느낀 점

저는 책의 주제와 맞는 정보가 가득하고 여백 없이 실속 있는 책을 좋아하여 즐겨 읽습니다.

⟪아름다운 흰 실 자수의 세계⟫는 완성 작품의 사진과 도안까지 포함해서 총 130페이지가 되지 않지만, 위 목록에서 소개한 여러 가지 자수 기법들을 다양하게 적용하여 우아하고 기품 있는 작품을 만들며, 만드는 방법까지 모두 다루고 있습니다. 

 

작가가 책을 펴낸 동기와 생각에 깊이 동의하는 부분이 많아서 더욱 수작업에 관심을 두고 관련 서적을 찾아보게 된 계기도 되었고, 책의 내용을 한눈에 볼 수 있게 정리를 해두면 어떨까 하는 생각으로 첫 포스팅 도서로 선정하게 되었습니다. 

 

수공예에 관심은 있지만 자수 공방에서의 대면 수업을 듣기 어려운 분들도 저처럼 관심을 가지고 틈날 때마다 들여다보며 차근차근 만들어 볼 수 있는 책이라 생각되어 추천드렸습니다. 여러분의 일상에도 눈이 닿는 곳마다 소소한 행복의 조각들이 빛나길 바라며 작품으로 정보 공유할 수 있는 날이 있길 기대해 봅니다. 감사합니다.